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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코로나 확진일기(3/#) 회복세

2022.02.18 - [일.상.] - 코로나 확진일기 (2/#)_확진 1, 2일차 증상 & 자가격리기간

 

코로나 확진일기 (2/#)_확진 1, 2일차 증상 & 자가격리기간

2022.02.18 - [일.상.] - 코로나 확진 일기(1/#)_증상 발현 순서 코로나 확진 일기(1/#)_증상 발현 순서 일일 확진자 9만 명이 넘어가고 있는 요즘. 주변 사람들 중에도 확진자가 발견되는 일이 익숙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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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3, 4, 5일차 일기를 써보려 한다.
확진 이후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서 뭐라도 보람 있는 일을 해보고자 하는 욕심에, 매일매일 일기라도 남기겠다고 다짐을 했었건만,
이리도 지연이 되었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나한테 실망하는 일이 잦아졌다. 
언젠가부터, 그러면 그렇지.. 또는 역시나.. 일기 하나로 이럴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언제 이렇게 게을러졌나 싶다. 
박원의 '나'라는 노래에 보면 비슷한 가사들이 있는데, 정말 공감이 된다.
언젠가부터 내가 나한테 기대가 안된다는 내용이 담겨져있던것 같은데 흠
그럼에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포기하지 않는게 나의 경쟁력 아니겠나. ㅎㅎ 

- 2/18(금요일. 확진 3일차)
이날은 어디 보자.. 느지막이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넷플릭스를 엄청 봤던 것 같다.
몸 컨디션은 전날에 비해 아주 조금? 좋아졌다고 느꼈던 것 같다.
다만 목은 좋아질 기미가 안보였었고, 설사도 여전히 하고 있었다.
계속되는 설사에 몸에 힘이 없어서 비대면 원격진료를 받았었다.
비대면 원격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보건소에서 알려준다. 혹시나 연락을 못 받았다 하더라도, 해당 구 보건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 같다.
전화를 걸어 접수를 하니, 의사 선생님한테 나중에 전화가 왔고 나는 증상을 얘기했다.
인후통은 여전히 심하고, 기침, 가래가 나온다. 설사를 한다. 열은 없다. 오한도 없다. 
병원에서 처방전을 약국에 전달해줬고, 약국의 약은 보건소에서 퀵서비스를 이용해서 갖다 줬다.
1인 가구라 조금 배려받는 기분이었다.
점심 먹고 약 먹고.. 저녁먹고 약먹고.. 이렇게 또 하루를 보냈다. (아마도 카레 해 먹고 슬기로운 감방생활을 봤던 듯..)
슬슬 몸이 회복세에 들어서니 안심이 되면서도, 이렇게 게으를 수 있는 기간이 끝나간다는 게 아쉽다는 철없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다.

 

- 2/19 (토요일. 확진 4일 차)
이날도 어김없이 느지막이 일어나서 에그 마요를 해 먹고.. 뭐 봤더라..
나는 솔로를 봤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설사 때문에 몸이 여전히 좀 안 좋았다. 특히 속이 안 좋아서 계속 졸렸다.
전날 정말 이대로는 너무 한심하다 싶어서 책을 하나 주문했었는데 간간히 그걸 보면서 졸았다..
백 년 만에 산 책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아직 읽고 있는 중인데, 꽤나 재밌게 보고 있어서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은 나중에 따로 써볼 예정이다.
오랜만에 보는 책이라 재밌는 건지, 정말 재밌는 책인 건지.
확진 4일 차의 증상도 전날과 거의 비슷했다.
인후통, 기침, 가래, 설사.
이날의.. 가장 생산성 있는 일은 테니스화를 주문한 것이었다. 
금요일 0시에 테니스장 예약에 성공하기도 했고, 미루면 또 언제 주문할 수 있을지 몰라서 큰맘 먹고 주문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귀 칼을 봤다.. 
TV를 정말 없앨까...?

-2/20(일요일. 확진 5일 차)
드디어 오늘이다. 밀린 숙제를 하듯 써내려 온 코로나 확진 일기.. 후..
확진 5일 차가 되니, 확실히 몸이 회복세에 들어선 게 느껴졌다. 
오늘은 약간의 인후통과 기침, 가래 정도만 있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난 속이 편해야 진정으로 몸이 편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속이 안정되니 뭔가 하고 싶은 의욕들도 드디어 스멀스멀 생기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조금 뒹굴거리고, 오후에는 책도 많이 읽고, 오랜만에 홈트도 했다.
약 30분 정도 운동을 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숨이 차니 좀 많이 어지러웠다.
산소공급이 잘 안 되나.. 정말 폐에 악영향을 끼치는 바이러스구나 싶었다.
점심에 선물 받은 크로플도 맛있게 먹었다. 내 돈 주고 이런 걸 안 시켜먹을걸 너무나 잘 알아서인지, 센스 있게 이런 것도 보내주고. 고마웠다.
또 티브이를 많이 봤네... 스물다섯스물하나 드라마를 보고, 오랜만에 노래를 찾아 듣고.
시기별 음악을 찾아 듣다가 추억여행에 빠졌다.
노래를 듣다 보면, 그 순간의 감정과 기억이 그 노래에 담기는 기분이다. 
자연스레(?) 열정적으로 살았던 시절들이 떠올랐고, 지금 나는 뭘 하고 사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티비를 많이 보게 되었나.. 한때는 정말 뉴스가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왜이렇게 안주해버린 것인가. 이렇게 각성하는 척하기도 지겹지 않나..
아무튼 자가격리 기간이 이렇게 끝나간다. 
기대를 안 하면 실망을 할 일이 없다 그랬었나. 자가격리 이후의 삶에 대해 엄청난 다짐을 하진 말아야겠다.
그냥 조금만 더. 생산성 있는 일을 하는 습관을 들이자.